
41과 14 – 숫자에 담긴 나의 인생
사람의 인생을 숫자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때로는 숫자가 한 사람의 여정을 상징적으로 대변해주기도 합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41”과 “14”, 이 두 숫자가 그렇습니다.
41년, 한국에서의 시간
저는 한국에서 41년을 살았습니다.
그 시간 동안 학업을 마치고, 치과의사가 되었으며,
개원과 진료, 수많은 환자들과의 만남을 통해 전문성을 쌓아갔습니다.
또한, 가정을 이루고 두 아이를 키우며
치과의사이자 엄마로서의 삶을 병행해왔습니다.
한국이라는 익숙한 환경 속에서
속도감 있게 흘러가는 일상에 맞춰 달려왔고,
의료인으로서 책임감과 치열함 속에서 성장해왔습니다.
그 시간은 분명 제가 누구인지 형성해준
매우 중요한 토대였습니다.
14년, 캐나다에서의 여정
41세에 저는 가족과 함께 캐나다로 이민을 결심했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다시 캐나다 치과의사가 되기 위한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언어의 장벽, 제도와 시스템의 차이, 문화적 낯섦 속에서
다시 공부하고, 다시 도전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저를 다시 ‘사람’으로 돌아가게 만든 시간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전세계에서 온 치과의사와 환자들을 만났고
의료 이전에 ‘공감’과 ‘존중’이 우선인 진료철학을 새로운 사람들과 이어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민자로서 한 가족의 삶을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적응과 선택 속에서
저는 스스로를 다시 세우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55번째 생일에
41과 14.
숫자만 보면 단순히 연도의 조합처럼 보이지만
저에게는 하나의 순환 구조이자,
이전과 이후를 연결해주는 의미 깊은 상징입니다.
올해 저는 55번째 생일을 맞이하며
이 숫자를 통해 제 인생을 조용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살아왔고,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이 질문 앞에서 저는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ClaireAdventure.com
이곳은 단순한 정보 전달의 공간이 아닙니다.
전문가로서의 지식과 경험뿐만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살아온 시간의 결을 나누고,
누군가에게 작게나마 영감과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기록의 공간입니다.
이민, 자녀 교육, 언어, 문화, 진료실에서 마주한 이야기들,
그리고 무엇보다 한 여성으로서의 인생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41과 14, 그 사이의 시간에서
제가 얻었던 모든 것들을
이곳에 조심스럽게 담아가겠습니다.
– Claire 드림
2025년 7월 30일